벗 델리버 어스 프롬 이빌 (But Deliver Us from Evil.2017)

벗 델리버 어스 프롬 이빌 (But Deliver Us from Evil.2017)

 




2017년에 ‘죠슈아 코티스’ 감독이 만든 호러 영화. 제목의 뜻은 주 기도문의 문구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이다.

내용은 창세기 때 태초의 인간 ‘아담’의 첫 번째 아내였던 ‘리리스’가 아담에게 순종하기를 거부해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아담의 자손들에게 복수심을 불태우며 현대까지 살아남아, 미국 아틀란타를 무대로 삼아 남자들을 유혹해서 잔혹하게 살해하는 가운데. 자신에게 유일하게 대적할 수 있는 ‘로버트 나이트’ 목사까지 굴복시켜 죽였지만, 갓난아기 때 부모에게 버림받아 로버트 나이트 목사의 생물학적 아이로만 남았던 ‘예레미야 영’까지 잠재적 위험으로 간주해 그의 목숨을 노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성경에 나오는 태초의 인간 ‘아담’의 첫 번째 아내이자 여악마 ‘리리스’를 메인 소재로 삼고 있는데. 아담과 리리스, 심지어 예수까지 다 흑인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뭔가 되게 낯설다.

근데 이게 흑인 배우들이 주역으로 나온다고 해도, 실제로는 흑인 주역은 리리스 혼자뿐이고. 주인공이 예레미야가 백인이라서 착한 흑인 나쁜 백인의 대결 구도가 아니라, 착한 백인 나쁜 흑인의 대결 구도를 이루니 흑인 영화인 ‘블랙플로테이션’ 무비라고 볼 수도 없다.

줄거리만 보면 예레미야와 리리스의 대결이 메인 스토리인 것 같지만, 실제 본편 내용상 예레미야는 리리스의 타겟이 되기는 하나, 리리스와 직접적인 충돌 한 번 제대로 하지 않고. 주인공으로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것도 아니라서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보면 주인공인 줄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없는 캐릭터다.

메인 빌런이 ‘리리스’이긴 한데 너무 리리스한테만 스포라이트를 집중하고 있어서 다른 모든 캐릭터가 완전히 묻혀 버렸다. 편집 자체가 엉망진창인 경우로, 밑도 끝도 없이 리리스만 계속 보여주고 있어서 얘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한다.

얘를 막아서는 존재도 없고, 얘의 정체를 밝히려고 조사하는 이도 없고.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무슨 남주인공이 잠재적 위협 어쩌고 하면서 타겟팅하는 거 보면 가당치도 않다.

리리스가 남자들 유혹하는 씬은 많이 나오는데. 이것도 사실 옷 야하게 입고 유혹하는 척하다가 괴물의 본 모습 살짝살짝 보여주고 죽이는 원 패턴을 계속 반복해서. 유혹이 곧 본방으로 넘어가는 것도 아니라서 배드씬 하나 나오지 않고. 스트립 댄서 기믹으로 춤을 춰도 옷 한 장 벗지 않으니 서큐버스 소재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진짜 별거 없다.

사실 작중에 묘사된 리리스는 독사의 눈과 뱀의 비늘을 가진 검은 악마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서큐버스’하면 흔히 생각하는 야한 이미지와는 완전 거리가 멀다.

인간 폼과 악마 폼의 중간 지점쯤 되는 하프 폼이 몸이 시커멓게 변하면서 뱀의 눈을 치켜 뜨고 피부에 비늘이 살짝 돋는 상태에서 송곳니를 드러내며 캬악~이래서, 이건 또 서큐버스라기보다는 그냥 사녀(뱀여자) 느낌이라서 어디가 뭔가 핀트가 어긋나 있다.

차라리 흉악한 악마의 본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내며 사람들을 도륙했으면 그래도, 여자 외계인이 인간 모습으로 변신해 남자들 유혹해 죽이는 스피시즈 시리즈 짝퉁 느낌 내면서 몬스터 크리쳐물로서의 볼거리가 있었을 텐데. 괴물의 본 모습이 나오는 건 영화 거의 끝날 때쯤인데다가, 그렇게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엔딩으로 이어지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

엔딩은 한술 더 뜨는데 본편에서 리리스가 경찰들한테 일제 사격 당해서 죽으니. 리리스의 시체가 TS화되어 남자로 바뀌더니 인큐버스로 부활했다! 라는 내용이라서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어이가 없다.

그밖에 작중 주인공 예레미야가 리리스에 대적할 수 있다는 원리가, 예레미야의 생물학적 아버지 로버트 나이트가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하기 전에 남아 있던 단 한 사람의 의인의 혈통이라서 그런 것으로 나오는데. 존나 거창한 설정인 것 치고 작중에서는 전혀 선한 사람의 느낌으로 묘사되지 않아서 있으나 마나한 설정이 되어 버렸다. (아니, 일단 캐릭터 죽여놓고. 얘가 실은 고대 시대 의인의 혈통이었어요. 라고 뒤늦게 캐릭터 썰을 풀면 뭘 어쩌라는 거냐고)

결론은 비추천. 구약 성서 창세 신화에 나오는 태초의 인류 아담의 첫 번째 아내이자 여악마인 ‘리리스’를 소재로 삼아 서큐버스 호러 영화를 자처하고 있지만, 서큐버스 소재인 것 치고는 야한 게 거의 나오지 않고. 메인 빌런인 리리스에 대한 비중 편애가 너무 심해 다른 모든 캐릭터가 다 묻혀서 리리스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해서 스토리의 완성도가 땅에 떨어져 아담, 리리스, 예수를 흑인으로 만든 블랙 워싱만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의 IMDB 평점은 2.6이고, 25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었는데 전 세계 흥행 총 수익은 약 28만 달러를 거두어 흥행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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